다. 재소의 금지
(1) 의의
소가 취하되면 소송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되므로 재차 같은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국판결을 선고한 뒤에 소를 취하한 다음 다시 재소의 제기를 허용한다면 본안판결에 이르기까지 법원이 들인 노력과 비용이 무용지물이 되고 법원의
종국판결이 당사자에 의하여 농락당할 수 있으므로, 본안에 관하여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는 이미 취하한 소와 같은 소를 제기할 수 없다(민소
267조 2항).
(2) 같은 소
(가) 당사자의 동일
재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은 전소의 원고만이고, 피고는 재소의 제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전소 원고의 포괄승계인은 물론 특정승계인도 소를 취하한 자에 포함된다(대법원 1981. 7. 14. 선고 81다64, 65 판결). 소를 취하한
자가 선정당사자일 때에는 선정자도 재소금지의 효과를 받는다. 본안판결 후에 취하한 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한 채권자일 때에는 채무자가 대위소송이
제기된 것을 안 이상 채무자도 재소금지의 효과를 받으며(대법원 1996. 9. 20. 선고 93다20177, 20814 판결), 대위채권이
없어 대위자격이 없는 자가 채무자 및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및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가 청구를 인낙하고 제3채무자에 대하여는 승소판결이 있은 후 소가 취하된 경우 채무자에게도 재소금지의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다18406 판결).
(나) 소송물의 동일
같은 소가 되기 위해서는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같아야 한다. 따라서 같은 가옥명도청구라도
물권인 소유권에 기한 경우와 채권적인 약정에 기한 경우는 같은 소가 아니며(대법원 1991. 1. 15. 선고 90다카 25970 판결),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와 명의신탁해지만을 이유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도 별개의 청구이다(대법원 1980.
12. 9. 선고 79다634 전원합의체 판결). 원본채권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 또는 면직처분무효확인의 소를 종국판결 후 취하한 후 그 이자채권
또는 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급여채권에 대한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와 같이 전소의 소송물이 후소의 소송물에 대한 선결적
법률관계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도 재소가 금지된다(대법원 1989. 10. 10. 선고 88다카18023 판결).
(다) 권리보호이익의 동일
재소금지의 취지는 당사자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이 법원의 종국판결을 농락한 데 대한 제재이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소취하 후 재소를 제기할 새로운 권리보호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재소가 허용된다. 예컨대 본안판결이 난 다음 피고가 소유권침해를
중지하여 소를 취하하였는데 그 뒤 재침해하는 경우(대법원 1981. 7. 14. 선고 81다64, 65 판결), 피고가 전소취하의 전제조건인
약정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약정이 해제·실효되는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다46399 판결), 공유지분
양수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양도인이 취하한 소를 제기한 경우(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48599, 48605
판결)에는 재소가 허용된다.
(라)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선고된 뒤의 취하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 후의 소취하이어야 하므로 소각하판결, 소송종료선언의 판결과 같은
소송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재소가 금지되지 않는다. 본안판결인 이상 원고승소판결이든 원고패소판결이든 불문한다. 항소심에서 소를
교환적으로 변경하면 구청구는 종국판결이 선고된 뒤에 소를 취하한 것이 되어 그 뒤 다시 구청구를 제기하는 것은 재소금지에 위반되어
부적법해진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405 판결). 따라서 법원으로서는 항소심에서의 소변경의 경우 그 형태가 교환적인지,
추가적인지 반드시 석명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10153 판결).
(3) 효과
재소금지의 원칙은 공익적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며 재소금지에 어긋나는
소의 제기는 피고가 동의하여도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재소금지는 소송법상의 효과에 그치고 실체법상의 권리관계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공익법인이 제기한 기본재산에 관한 소송에서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하였다고 하여 실체법상 권리의 포기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
소의 취하에 주무관청의 허가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7다카2406 판결). 다만, 가사소송과 같이 청구를
포기할 수 없는 소송에 있어서는 만일 재소를 금지하면 청구의 포기를 할 수 없는 소송에 대하여 포기를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재소금지의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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